아시안컵 3전 전승한 황선홍을 욕해? 클린스만 벌써 잊었나?

아시안컵 3전 전승한 황선홍을 욕해? 클린스만 벌써 잊었나?

이번 아시언컵에 돌입하기 전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황선홍 감독의 국대 차출과 팀의 경기력 저하 때문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죽음의 조’에 배정받으면서 전망은 어두웠다.

하지만 모든 부정적 예상을 뒤엎고 황선홍 호는 조별리그 3경기를 무실점 전승으로 통과했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결과다. 하지만 벌써부터 우리 축구 관계자들은 내용을 놓고 말이 많다.

지면 진다고 손가락질을 하고 이기면 내용을 가지고 뭐라하는 모양새다. 지난 A 대표팀의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클린스만이 보여줬던 말도 안되는 과정과 결과를 비교하면 이번 조별리그 전승은 쉽게 이뤄낼 수 없는 결과다. 이를 달성하는 과정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중요했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의 공격 패턴은 단조로웠고, 작정하고 내려선 UAE의 수비진을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한국에는 세트피스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이태석의 코너킥을 이영준이 헤더로 돌려놓으며 선제 결승포를 쐈다.

이어진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전반전 초반 몇 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허용하는 등 흔들렸다. 이런 분위기를 뒤집은 것도 이영준의 한 방이었다. 강상윤이 수비 사이로 넘긴 절묘한 패스를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이영준은 후반전에도 이태석의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터닝 슈팅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한일전에서는 로테이션을 가동하고도 승리를 따냈다. 그야말로 눈부신 승리였다. 한국은 후방에 세 명의 센터백을 배치해 일본의 컷백 패스를 막아내고, 중원보다 측면을 거쳐 공격을 전개하거나 일본의 라인이 높다는 점을 노려 뒷공간으로 한 번에 지르는 패스를 노리는 등 일본 상대로 ‘맞춤형 전술’을 들고 나왔다. 또한 황선홍 감독이 공을 들였던 세트피스가 UAE전에 이어 다시 한번 빛났다.

세 경기 모두 경기력이 좋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황선홍호는 결과를 가져오는 ‘이기는 축구’를 하고 있다. 이는 현재 한국이 특정한 전술 구현이나 한 경기를 이기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붓는 게 아닌 대회 전체를 바라보고 확실한 목표를 갖고 긴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긍정적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황 감독의 용병술이다. 황감독은 지난 3경기에서 모두 후반전 변화를 통해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UAE전의 영웅 이영준과 한일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민우 모두 후반전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다. 교체 전략 외에도 한국은 전반전에 상대를 분석한 뒤 후반전에 변화를 통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중이다.

황선홍호의 2024 U-23 아시안컵 목표는 중국을 찍어 누르거나 한일전에서 승리해 자존심을 챙기는 게 아닌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 획득이다. 경기력이 좋았다고 자찬하는 것보다 한 골이라도 더 넣어 승리 가능성을 높이고,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선홍호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필요한 축구, ‘이기는 축구’를 하고 있기에 칭찬과 격려를 받아 마땅하다.

한일전 승리를 마지막으로 황선홍호는 조별리그 3전 전승을 달성, 승점 9점을 기록하면서 일본(승점 6점)을 제치고 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한국은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A조 2위)와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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